- ‘상생’ 기반의 재생에너지 공급 환경 조성 및 수요기업의 비용 효율적인 에너지 전환 지원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현대건설은 지난 2023년 3월 진행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 및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국내 PPA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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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인프라투자개발실 전력중개거래신사업팀 송기섭 책임매니저 [사진=인더스트리뉴스] |
사실 현대건설의 PPA 시장 진출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계열사인 현대차그룹의 RE100 이행을 위해 시작했다는 시선도 있을 것이고, 다소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활약 중인 전력중개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함이라는 시선도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에 거부감을 느끼듯, 현대건설의 전력중개 시장 진출이 마냥 곱게 보이지 않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이러한 우려와 경계에 대해 현대건설 인프라투자개발실 전력중개거래신사업팀 송기섭 책임매니저는 “그렇지 않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기존 에너지 기업들과의 경쟁이 아닌, 상생을 위해 시장에 진출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시장을 키워나가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전력중개 시장 진출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송기섭 책임매니저는 “전기공급사업자로서 현대건설의 역할은 ‘리테일러(Retailer)’”라며, “리테일러로서 가져야 할 핵심 덕목은 계약의 안정성”이라고 말했다.
송 책임매니저는 현대건설의 역할을 대형마트에 비유했다. 마트에 진열된 수많은 제품은 마트에서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다. 만들어진 상품을 매대에 올리는 역할이다. 그 상품을 소비자가 선택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대형마트가 해결한다. PPA 시장 역시 동일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송 책임매니저는 “현대건설의 역할은 PPA 시장의 완충제 역할” 이라며, “중소형 위주인 PPA 대상 발전소의 시공, O&M(유지보수) 등 세부 분야에서는 현대건설보다 더욱 적합한 기술력을 지닌 기업들이 많다. 이러한 기업들과 함께 성장하는, 각자가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이 전력중개거래사업에 진출한 이유는?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자발적 글로벌 캠페인인 RE100에 참여하고 있다. 당사 역시 이에 뜻을 같이하며, 기업들의 기후위기 대응 참여가 활발해지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화석연료 기반의 대형 발전소 사업 건설 수주에서 탈피해 기존의 축적된 발전사업 시공 및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리테일 영역으로 진출하고자 한다.
시장 진출 이후 현대차그룹, 기아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과 연달아 계약을 체결했다. 대기업 위주의 PPA 사업에 초점을 맞출 계획인가?
현대건설은 분명한 방향성을 설정하고, 전력중개 시장에 진출했다. RE100 이행수단을 하나의 체계화된 서비스 풀(Pool) 안에서 관리(계약, 정산, RE100 실적 등)하고, 나아가 플랫폼 안에서의 PPA 계약이나 RE100 시뮬레이션 기능 등을 제공해 수요기업의 PPA 진입 장벽 자체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는 전력시장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위한 노력으로,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된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고, 현재도 지속적으로 대기업부터 중견, 중소기업까지 다양하게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PPA에 관심 있는 누구나 현대건설을 찾으시면 된다.
리테일러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현대건설의 전략은?
앞서 말했듯, 각자가 잘하는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뛰어난 기술적 역량을 보유한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협력 관계를 넓혀가고 있다. 그 시작이 에너지 IT 스타트업 ‘식스티헤르츠(60㎐)’이다. 지분투자를 통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이 진행하는 모든 서비스는 식스티헤르츠를 통해 구현된다. 이를 위해 식스티헤르츠는 보다 특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자회사 ‘굿뉴스에너지’를 설립했다. 현대건설과 PPA 계약을 체결하면, 관련 솔루션은 해당 파트너사를 통해 제공된다.
수요공급의 예측·제어 등 에너지 IT는 전력중개 사업의 핵심 기술이다. 기술 개발 전략은?
당사가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만들고 운영하게 되면, 플랫폼 확장 등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에 식스티헤르츠와 함께 전기공급사업자가 활용해야 할 각종 솔루션에 대한 기술 개발을 진행해왔고, 올해 상반기 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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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PPA 시장에서 최적의 효율을 끌어내기 위해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협력사들과 손을 잡았다. [사진=현대건설] |
최근 PPA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미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인 기업들이 많다. 이들에게 조언하자면?
PPA, 그중에서도 온사이트 PPA는 RE100 이행수단 중 가장 경제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선택의 문제보다는 할 수 있다면 무조건 해야 하는 방법이다. 다만, 간혹 수익사업의 관점으로만 온사이트 PPA를 바라보는 분들이 있다. 앞으로는 재생에너지 구매의 선택지에서 가장 비용효율적인 방법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전하고 싶다.
사실 경영진으로서 수익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분들이 보기에 많은 수익적인 장점이 있어 보이는 것도 아닌데, 지붕을 장기간 사용해야 한다고 하니 꺼려지는 심리적인 장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RE100 이행수단 중 온사이트 PPA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전기공급사업자로서 현대건설의 향후 계획 및 목표는?
전기공급사업자는 계약 구도 자체에서 발전사업자와 수요기업 사이의 중재자이자 리스크 헷지를 감당할 수 있는 리테일러일 뿐만 아니라 한전 및 전력거래소의 전력시장 운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포지션으로 성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양하면서도 수많은 거래를 감당할 수 있는 체력, 플랫폼화된 운영체계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PPA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전기공급사업자들의 역할 역시 막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발전사업자와 수요기업이 모두 수용 가능한 시장가격의 형성, 공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 등으로 사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성장하는 PPA 시장이 규모의 경제를 보다 빨리 달성할 수 있도록,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양질의 전기공급사업자이자 리테일러가 되고자 한다.
정한교 기자 st@infothe.com